정치 혹은 민주주의

#독서하다(일반) 2014. 3. 25. 01:14
#1
지금의 대학생들에 대한 기성세대의 비판
"청춘을 민주주의를 위해 바쳤던 우리와 달리, 너희는 탈정치화 되었다."
"너희는 우리가 지켜낸 민주주의라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를 모르고 있다."

집단행동을 통해 현실을 바꾸려 하기는커녕 혼자서만 잘 살아보겠다는 이들의 몸부림을 비겁하고 초라하다는 눈으로 응시.

그러나,
이들은 민주주의가 중요하다는 것을 잘 안다.
또한 민주주의를 언어화함으로써 자신들이 정치적으로 정당화될 수 있다는 사실도 안다.

이들이 민주주의를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는 진단은
틀렸다.

#2
이들은,
'바꿔봤자'임을 안다. 이는 역사에서 검증된 사실.

민주주의와 혁명은 아이러니한 정치적 서사. 민주주의는 민중이 주인이라며 민중의 '가치'를 한껏 추켜세우지만 사실은 민중을 '선동'하는 언어에 불과.
이미 쇼는 정치, 정치는 쇼.

#3
정치의 본질에 대한 불신과 냉소
_이들은 정치가 우리 삶을 구원하지 못한다는 걸 너무 잘 알고 있다. 그래서 희망을 약속하는 그 모든 정치적 언어를 불신한다.

1) 아직은 가치에 대한 믿음을 저버리지 않은, 다만 가치가 배반당한 현실에 던지는 냉소주의
"그럼에도 불구하고/그렇기 때문에"
: 지젝_ 모두가 모든 것의 본질을 알아버렸다고 생각하는 시대에 이데올로기는 더 이상 '앎'의 영역에서 작동하는 것이 아니라 '실천'의 영역에서 작동한다. >>사람들이 무엇을 알고, 무엇을 모르고 있는가가 아니라, 그래서 무엇을 하고 있는가에 초점 맞춰야.

2) 믿음이 없는 냉소주의
"그래서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 정치의 속성(사기)을 너무 잘 알아서 정치에 무감각해져버렸고 정치가 주창하는 모든 가치에 냉소적이 되어, 본질을 알기 때문에 자세한 것들을 알아볼 필요도 없다는 태도.

기성세대는 '그러면'의 막연한 희망의 언어가 아닌 '그럼에도 불구하고'의 실천의 언어를 이야기했어야 했다.

#4
then, 이들은 언제 정치적으로 움직이는가?
-정치가 오락이 되거나
-정치가 오락을 방해할 때

냉소에 맞서는 것은 진정성이 아니라 재미, 오락.
이들은 시민이 아닌 게이머로서 정치에 참여.
민주주의가 우리를 구원하지 못함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알면서도' 그 자체가 오락이 될 때 움직인다.

그런데도 정치에 참여하라고 독려하는 우리의 언어는 '도덕적' /'그래서'

우리는 민주주의를 지나치게 절대적 가치로 고정해놓고 도덕적으로 사용하다가 정치가 도덕이 되어 버리는 바람에 '도덕'을 전면에 내세운 보수주의자들에게 역습을 당한 것이다.

대학생들의 탈정치화가 아니라
우리가 일조한 정치의 도덕화가 문제이다.

함께 생각해보고 싶은 질문

1. 우리는 학생들에게 '그럼에도 불구하고'를 말하고 있는가 '그래서 아무것도 하지마라'를 말하고 있는가.

2. 우리는 학생들의 '앎'에 집중하는가 '실천'에 집중하는가.

3. <복음주의 '학생'운동>을 주창하는 우리 간사들은 실제로 그들을 어떻게 대하고 있는가.

4. 우리는 '복음'을 지나치게 절대적 가치로 고정해놓고 사용하다가 도리어 '복음'을 정죄의 도구로 사용하는 자들에게 역습을 당하지는 않고 있나.

5. 복음(목적)을 위하여, 복음적이지 않은 과정이 정당화될 수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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